오늘은 예쁜 강아지가 먼저 반겨주었던 아주 기억에 남을 곳을 다녀왔네요.
이 녀석 처음엔 낯선 사람 보고 마구 짖으면서 달려오더니,
이내 경계를 풀고 우리가 뭘 하는지 한참 동안 곁에서 지켜보면서 살갑게 굴더군요. 하하하!
지금은 폐역이 되고 만 김천 어모면에 있는 두원 역이랍니다.
오른쪽 큰 나무 뒤쪽이 두원 역이지요.
두원역 맞은편에 <두원 감리교회>가 있는 곳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살펴볼 곳이랍니다.
교회 들머리에서 오른쪽을 보면,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집이 있습니다.
이 집이 제 기억으로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있던 집이랍니다.
예전에 김천에서 상주 청리까지 바로 이 앞길을 걸어서 갔던 적이 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는데,
그때가 제가 국민학교 5~6학년쯤 되었겠네요.
벌써 40년도 더 된 때입니다.
그때도 이 집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우리가 볼 곳은 바로 두원교회 마당 앞에 있는 이 빗돌이랍니다.
이 빗돌의 이름은 <나주임씨열려비>입니다.
열녀인 나주 임 씨 부인을 기리는 빗돌이겠지요?
이곳에 열려 비를 세우게 된 주인공 나주 임씨 부인은
호조참판이었던 남편 백수권(白守權)의 처입니다.
남편의 유언에 따라서 다섯 남매를 홀로 키웠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다섯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고 난 뒤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이에 1876년 (고종 13년)에 나라에서 정려를 내려 이렇게 열려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보호각도 하나 없이 빗돌만 서 있지만 외롭지는 않을 듯합니다.
요즘 시골마을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왕래하는 이들도 적답니다.
그런데 여기는 교회라서 그래도 찾는 이들이 많겠지요?
나주 임씨 열려비를 돌아보는 내내 우리 곁을 지키며 살갑게 굴던 녀석입니다.
아이가 어찌나 똑똑한지 말귀를 다 알아듣더군요.
너, 뭐가 그리 궁금하니?
우리가 이 빗돌을 보는 게 뭐하는가 싶어 궁금하니?
한문 글씨를 다 읽지를 못해 아쉽네요.
그래도 그나마 읽을 수 있는 한자가 <호조참판 백수권 지처 나주임씨...(戶曺參判白守權之妻羅州林氏之碑)>까지는 알아보겠네요.
우리가 볼일을 다 볼 때까지도 이 녀석이 쫄랑거리며 따라다닙니다.
귀여웠어요.
헤헤~ 웃으면서 따라오는 강아지
두원 교회에서 만들었는지
교회 옆 언덕에 오르는 길을 아주 예쁘게 가꾸었습니다.
참 좋네요.
교회 앞쪽은 바로 넓은 찻길인데 나오면 위험하다고 들어가라고 했더니,
강아지가 멀찌감치 서서 우리를 배웅하고 있답니다.
정말 귀엽고 똑똑하지 않나요?
참 예쁜 녀석이었어요.
끝으로 교회 옆 옛날 내가 어릴 적부터 있던 그 집을 한번 더 구경하고 돌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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