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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과 빗돌, 정려각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져 예쁜 풍경... [열녀 비각을 찾아서 - 김천 개령면 덕촌리 성산이씨지비(열부학생오여건처성산이씨지비)]

by 노을(NoEul)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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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이씨 부인 열녀각을 찾아가는데,

배롱나무꽃이 한창 피어서 굉장히 화사합니다.

게다가 푸른 논과 어우러져 무척 예쁘네요.

913번 국도를 따라와서 버스정류장 앞에서 덕촌 2리 마을로 들어갑니다.

김천시 개령면 덕촌2리 마을입니다.

저 앞으로 보이는 마을이 바로 덕촌 2리 마을입니다.

우리가 찾아가는 열녀각은 바로 마을 들머리에 있습니다.

한창 푸르른 논을 지나 이렇게 오른쪽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갑니다.

들어서면서부터 잡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갖가지 나무들이 길을 점령했네요.

그만큼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곳이겠네요.

 

나무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저 끝에 정려각으로 보이는 건물이 조금 보이네요.

열녀각 가는 길에 핀 진분홍 배롱나무꽃을 먼저 즐깁니다.

참 예쁘네요.

바로 여기입니다.

정식 명칭은 <열부 학생 오여건 처 성산 이씨 지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여건 이란 분의 처인 성산 이씨 부인의 비각이란 말이지요.

푸른 논과 어우러진 배롱나무꽃~ 예쁘다!

 

열부 성산 이씨 부인은 시부모를 정성껏 모셔서 둘레에 칭찬이 자자했답니다.

그러다가 남편인 오여건이 병이 들었는데, 

정성을 다해 보살피고 간호를 했으나 끝내 죽었다네요.

그러자 그만 남편의 뒤를 따라 깊은 샘에 빠져서 자결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이 조정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어사 박문수가 현장에 실사까지 와서 알아보고는 이 효열각을 1737년(영조 13)에 세웠다고 합니다.
어사 박문수가 한 일 중에 열녀 감찰도 있었다고 하더니, 바로 이런 예가 되겠네요.

아, 그런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효열각에 들어가는 삼문이 이렇게 떨어져 나갔네요.

단청의 빛깔을 봐서는 새로 칠을 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 보이는데 왜 이렇게 무너졌을까요?

 

나무와 잡풀이 키만큼 자라고 있어 삼문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 손을 뻗어서 높이 들고 안쪽을 찍었답니다.

효열각이 있는 마당 안에도 풀과 나무가 빼곡합니다.

보세요.

효열각 단청을 보면 굉장히 또렷하지 않나요?

그리고 정려각 자체는 굉장히 깨끗하고 잘 보존된 듯합니다.

 

이 효열각은 1737년에 정려를 내려 처음에는 어모면 다남동에 정려문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840년 이곳(덕촌리)으로 옮기고 1962년 중수하면서 비를 세웠다고 하네요.

그리고 기록에는 없지만 단청의 빛깔이 이렇게 깨끗하고 또렷한 걸 보면,

아마도 몇 해나 수십 해 앞서서 새 단장을 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잡풀이 우거지고 삼문이 부서지고...

이건 정말 안타깝습니다.

효열각(孝烈閣)이라 쓴 편액이 있고

공포에 조각한 봉황과 여의주를 문 용까지 있습니다.

이 조각들이 굉장히 멋스럽지 않나요?

 

더 또렷하게 볼까요?

봐도 봐도 참 예쁘고 화려하게 만든 정려각입니다.

잡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자라기까지 하는 효열각을 둘러보면서 내내 마음이 안쓰럽네요.

하기야 이런 곳을 찾아오는 이들이 워낙 없으니 관리하는 일도 쉽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누군가 하나라도 이런 일에 마음 쓰고 손을 보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정말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요.

덕촌2리 마을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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