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소개한 관수정에서 지지당 송흠 선생의 청렴과 검소한 삶을 돌아봤는데요. 이제는 관수정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기영정>으로 갑니다.

관수정에서 멀잖은 사창 2교를 건너갑니다.

여기에도 집들이 몇 채가 있네요.

삼계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갑니다.
저기 멀리 소나무 숲이 있는 곳에 기영정이 있답니다.

예까지 오니 어렴풋이 정자의 지붕이 살짝 보이네요.

우리가 다녀온 때가 9월 중순인데,
들깨가 한창 실하게 영글고 있었답니다.
깻잎만 살짝 만져도 들깨 향이 진하게 납니다.

이 옆에 흐르는 내가 삼계천입니다.

들깨밭 바로 옆에 좁은 오솔길이 보이네요.
그런데 왠지 길이 좁아도 너무 좁아 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 풀이 우거져서 코앞에 있는 기영정까지 제대로 갈 수 있을까? 싶습니다.

여름철에는 뱀이나 벌 때문에 무서워서 이렇게 스틱을 가지고 다닌답니다.
등산을 가는 것도 아닌데도 반드시 필요한 스틱입니다.
"이왕이면 풀 정리도 좀 해놓지!"
라고 투덜거리면서 올라갔어요.

드디어 보입니다. 기영정입니다.

그 옆으로 마을이 보이네요.
터를 다지는 듯합니다. 무언가 새로 지으려고 하는 것 같네요.
[중종 임금의 왕명으로 지은 정자]

기영정입니다.
이 정자는 중종 임금이 왕명을 내려 지은 정자라고 합니다.
오랜 관직생활을 끝내고 고향에서 지내는 지지당 송흠 선생을 위한 정자를 짓고 잔치를 베풀라고 명했다고 합니다.
정면 2칸, 옆면 2칸 팔작지붕인 건물인데요. 호남지방에서 자주 보는 가운데 온돌방이 있는 형태가 아니네요. 그야말로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잔치를 하는 정자라서 그런 가 봅니다.


서로 다른 글씨체로 쓴 <기영정(耆英亭)> 편액이 나란히 걸었네요.

기영정의 기(耆)는 70세 노인을,
영(英) 자는 가장 빼어난 풀을 뜻한다고 합니다.
'나이 많고 덕이 높은 어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기리는 정자'라는 뜻이랍니다.

임금께서 이렇게 지지당 송흠 선생을 위하여 정자를 지으라고 명할 정도이니 선생이 평생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해가 됩니다. 과연 청백리인 선생의 덕행이 느껴집니다.

1543년(중종 38) 당시 전라도 관찰사 송인수(宋麟壽)가 중종 임금의 명을 받들어 정자를 짓게 된 배경을 적은 글이네요.




기영정에 걸린 현판들.



이런......... 기영정으로 올라오는 길이 따로 있었네요.
우리가 올라온 길 반대편에 좋은 길이 따로 있더군요.

기영정 구경을 다 하고 반대편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오오~! 찻길 바로 옆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었군요.
안내판도 따로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길을 두고 좁고 길도 아닌 곳으로 잡풀을 헤치며 올라왔지요. 왜 기영정 가는 길을 이렇게 해놨냐고 투덜대면서 말이에요.

그 길을 따라 쭉 가니, 우리가 아까 봤던 그 빨간 지붕 집이 보이네요.
이렇게 한 바퀴를 돌아서 사창 2교까지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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